[라라포커스] 태어난 집은 달라도 배우는 교육은 같아야 합니다.
- 라라레터
- 2022년 4월 28일
- 3분 분량
*제목은 조희연 교육감 님의 에세이 <태어난 집은 달라도 배우는 교육은 같아야 한다> (2020, 더봄) 를 인용하였습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연대⋅고대 대학생 중 고소득층 자녀 비중이 48.2%라고 합니다. 이것은 지난 라라포커스에서 톺아보았던 것과 같이 공교육 시스템의 허점과 교육의 양극화 심화 문제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무엇보다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바뀌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서는 교육의 뿌리가 중요한데, 현재 우리나라 교육 정책은 ‘일년지소계'로 매번 오락가락, 흔들흔들합니다. 이로인해 공교육 신뢰도는 하락하고 사교육 의존도는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닙니다.
문재인 정부는 고교 서열화 문제 해결안으로 2025년까지 자율형사립고·특목고·외국어고등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모두 일반고로 전환하며, 고교학점제 도입을 통해 일반고 역량을 강화하는 정책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이것을 두고도 설왕설래 말이 많았지만, 어쨌든 이 정책의 방향성을 고려하여 아이들의 교육을 어떻게 준비해나갈지에 대한 대책 마련을 시작 했었죠.
그런데 최근 새 정부 인수 위원회에서 이 정책을 무산하고 기존대로 자사고·특목고 등을 존치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였는데요. 일각에서는 과거보다 교육 기득권이 더욱 공고화될 것이며, 사교육은 더욱 팽배해져 교육 불평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사실 수년간 국민과 학부모의 50% 이상이 자사고·특목고 폐지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보여왔는데, 이 또한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것 같아 아쉽습니다.
2025년이면 고교학점제 도입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인수위는 시기를 늦출 수 있지만 이 정책은 유지한다는 입장입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수업과목을 선택하며 학점을 누적하여 졸업하는 방식으로, 대입에 영향을 미치는 내신 산출방식을 절대평가로 전환한다는 것이 기본 골자인데요. 이럴 경우 획일화된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적성과 진로에 맞는 수업을 취사선택할 수 있어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 및 참여도를 더욱 향상 시키는데 그 취지가 있습니다. 즉 우리나라의 지나친 경쟁 문화에서 오는 성적 중압감에서 벗어나 자신의 꿈과 연계된 활동에 더 매진하도록 돕는거죠. 2011년 기사이지만 학생들이 직접 절대평가를 찬성하는 이유를 모아둔 기사가 있어 첨부해봅니다. (ft.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고 외치고 또 외쳐도 도돌이표)
그런데 말입니다.
자사고·특목고 존치와 고교학점제가 같이 가게 되면 금수저 현상이 지금보다 더욱 심화되면서 불공정 현상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전망인데요. 자사고·특목고 진학을 준비하는 학생의 경우 이미 자기주도 학습이 선행되어 있을 수 있다는 점과 일반고 대비 수행평가, 발표, 토론, 과제연구 수행 경험 및 시간이 상대적으로 충분한 점을 미루어 볼 때 내신 절대평가제에서 유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비싼 등록금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경제적 여건이 안되는 경우 기회 조차 가질 수 없게 됩니다. 또한 현재 여러 정치인의 자녀 입시 비리 케이스가 더욱 많아질 수도 있습니다. 결국 부모 찬스로 자사고·특목고 진학하여 상위권 대학까지 진학하고 고소득 군의 취업까지 그들만의 정해진 트랙으로 가는 셈이죠. 이 상황으로 전개되지 않기 위해서는 모든 학생에게 균등한 교육 기회를 줄 수 있는 일반고 역량 강화와 성장 방안도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사실 자사고·특목고를 폐지하고 고교학점제가 도입 된다고 해도 문제이기는 합니다. 교육부는 2018년부터 일부 학교를 연구·선도학교로 선정하여 고교학점제 시범운영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실제 경험 후 현 제도의 문제성을 인식한 교사가 92.7%나 된다고해요. 또한 제도 재검토 및 개선 필요성에 응답한 비율은 전체 65.8%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큰 문제점은 수능 기반의 현행 입시제도와의 괴리감으로 학생들의 입시 준비가 가중된다는 것이었죠. 궁극적으로 고교학점제의 본 취지를 잘 살리기 위해서는 대입 제도 개편 방안이 함께 마련되어야 하며,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충분한 교원 수급 포함하여 인프라 구축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사실 어떤 교육 정책이든 백년의 그림을 가지고 가지 못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의 미래 세대들에게 간다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어려서부터 한쪽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자신의 벽을 뛰어넘기 위해 숨 가쁘게 달리는 모양새만은 멈추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태어난 집은 달라도 배우는 교육은 같아야 하지 않을까요? (ft. 조희연 교육감 님 말 빌려왔습니다. 🤗)
불확실성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학생이 교육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급속한 변화 속에 맞이하는 불안정한 미래를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함양하여 스스로 삶의 의미를 만들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모두의 교육 방향성은 무엇이 되어야하는지 성찰과 고민이 필요한 때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주도적 삶을 위해 우리 아이들이 가져야하는 역량 중 하나인 토론 문화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최재천 석좌 교수의 영상이 있어 소개하며 마무리합니다.
더 나은 다음의 삶을 위해 Truly Yours,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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