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포커스] 해피 프라이드
- 라라레터
- 2022년 6월 30일
- 3분 분량
전세계에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지난 22일에 1명의 확진자가 발생되어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하였습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 프랑스 등 47개국에서 현재까지 4,106명의 확진자가 발생하였다고 하는데요. 이에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원숭이두창 확산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규정해야할 지에 대해 곧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발열, 두통, 요통, 근무력증, 오한, 허약감, 림프절 병증 등을 시작으로 1~3일 후 얼굴 중심으로 발진 증상을 보이고, 몸의 다른 부위인 팔과 다리 등으로 발진이 확산된다고 해요. 증상은 감염 후 5~21일 내에 나타나고 2~4주간 지속된다고 합니다.
그런데 더욱 큰 문제는 경각심이라는 이유로 또다시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는 점인데요. 국내의 일부 미디어에서 '동성애'를 감염의 주요경로로 왜곡 보도한 까닭에 성소수자 혐오를 부추기고 있는것인데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은 급성 발열 발진성 질환으로 동물에서 사람, 사람에서 사람, 감염된 환경에서 사람으로 전파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체액, 혈액, 피부, 점막과 직접 접촉하거나 바이러스에 오염된 옷, 침대 시트 등과의 간접 접촉을 통해서도 퍼질 수 있다는 것이죠. 드물게는 비말이나 에어로졸 등을 통해서도 전파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왜곡된 정보 제공으로 어떤 한 대상을 편견, 낙인 그리고 차별로 고통받게 해서는 안될 것 같습니다.
6월 한달은 세계적인 연대를 기반으로 성소수자도 이 사회에 존재하며 자긍심을 가지라고 목소리를 외치는 기간입니다. 1969년 6월 28일 미국 뉴욕 어느 바에서 남자가 남자 옷을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이 체포하려고 했다고 하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억압당한 것이예요. 그후로 53년동안 세계 곳곳에서 6월을 프라이드 먼스(자긍심의 달)라는 인권의 달로 지정하고 기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흘러도 성소수자의 인권은 제자리 걸음인 듯 합니다. 지난 25일 노르웨이 오슬로 게이바 인근에서는 한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생명을 뺏어갔고, 터키 퀴어 페스티벌에서는 200여명이 경찰에 체포되었습니다. 내 옆에서 살고 있는 이웃의 다름이 차별의 이유가 되어 생명에 위협을 받거나, 존재가 짓밟혀서는 안되는데도 말이죠.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소수자의 달을 맞이하여 성소수자 인권 향상을 위한 종합적인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해요. 내용 중 하나로, 성소수자들의 정체성을 비정상적으로 간주하거나 성적 성향을 질병으로 취급해 강제로 성 정체성을 교정하는 행위인 ‘전환 치료’를 금지하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15일 백악관에서 열린 '성소수자 자긍심의 달' 기념행사에서 “비인간적인 위험한 관행을 버리고, 모든 사람들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존중받으며 살아야한다"는 메세지를 강조하기도 하였습니다.
성소수자를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식 전환을 꾀하는 곳은 기업과 미디어에서 먼저 인 듯합니다. 구글은 검색과 지도 서비스에서 성소수자(들)가 운영하고 있는 기업을 표시해주는 기능을 도입했다고 합니다. 이전에도 구글 지도에 흑인·라틴계·퇴역군인·여성들 등 사회적 약자라고 칭함 받는 사람들이 운영하는 기업을 표시하는 라벨을 도입하며 다양성을 포함하고 존중하려는 노력을 계속해서 해왔죠. 그리고 사회 소수자 인권 존중을 위한 행보가 혐오에 악용될 경우를 대비해 리뷰도 상시 모니터링 중이며 문제 발생 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또, 버거킹 오스트리아의 경우는 매년 6월이면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지지한다는 뜻으로 ‘프라이드 와퍼'를 한정 판매하고, 고객들의 반응을 담은 영상을 광고로 제작해 사람들의 인식 전환을 도모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살펴볼까요? 웨이브에서 제작하고 있는 예능물인 '메리퀴어'가 7월 중 방영한다는 소식이예요. 메리퀴어는 신동엽, 홍석천, EXID의 하늬가 호스트로 당당한 연애와 결혼을 향한 다양성 커플 이야기로 꾸며진다고 하네요. 최근 이렇게 다양성 이야기가 TV에서 보여지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SBS 드라마였던 ‘이태원 클라쓰', ‘마인'이 여기에 해당되죠. 그러나 아직까지는 온전하게 나의 이웃으로 대하며 인식 전환이 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 측면에서 '메리퀴어'가 자극적인 컨텐츠로만 부각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다만, 성소수자의 생각과 마음 그리고 삶을 온전히 이해하고, 나와 조금 다른 그냥 또 한명의 이웃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교감이 잘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2021년에는 성소수자 아이를 둔 엄마의 성장을 그린 변규리 감독의 영화 '너에게 가는 길' 이 개봉되기도 하였습니다. 성소수자 당사자와 그들의 엄마를 4년동안 밀착취재하여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변규리 감독은 누군가는 차별과 혐오가 두려워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화는 기성세대 여성이 전혀 다른 세상의 자녀를 이해함으로써 더 큰 세계로 눈이 확장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성소수자 영화를 넘어 가족 영화이며 여성의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근거없는 잣대를 들이대기 전 나와 다름에 대해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듯합니다.
우리나라 역사상 처음으로 커밍아웃을 해 유명해진 차해영 의원은 자신은 성 소수자 정체성 때문에 유명해지는 것이 아니라 일 잘하는 것으로 유명한 구의원이 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의 시선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서울에서도 7월 15일부터 31일까지 퀴어문화축제가 열립니다. 대략 15만명 정도가 참여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는데요. 이 숫자만 보아도 나와 다른 사람은 그리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고개를 돌리면 내 곁에 있는 나의 이웃. 이제는 다르게 생각 할 때인것 같습니다.
더 나은 다음의 삶을 위해
Truly Yours,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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