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거리] 우리 독립 만세
- 라라레터
- 2022년 3월 8일
- 2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2년 5월 6일
“내가 알아서 할게!” “그만 말 해.” “알았다고!!”
그러고는 너는 문을 닫고, 잠갔다.

친구가 온 어느 날, 친구랑 방에 들어가더니 문을 닫고 무슨 이야기인지 모를 이야기를 나눈다. 궁금하다. 내가 검열하지 못하는 무수히 많은 말들이 오고 갈 것이다. 처음엔 ‘존중’하는 듯 그냥 두지만, 시간이 길어지면 한 번 씩 체크하기 일쑤이다. 자신의 세계를 구축하고 존중받기를 원하는 아이를 인지하고부터 ‘검열’은 옳지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생각하고는 있다.
쫀쫀했던 그 끈이 끊어진 마냥 불안하다. 어째 네가 강아지 주인 같고, 나는 강아지 줄에 묶인 강아지 같은지.
불안의 주요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세상과 어른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큰 것 같다. 각종 예방 어플을 깔아 놓지만 완벽하지 못한 필터링으로 해로운 콘텐츠에 어쩌다 노출이 되면 어쩌나, 또 아이에 대한 어른들의 섣부른 판단에 의해 상처를 입으면 어쩌나 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친구랑 문자를 주고 받다가, 상대 아이 어른이 보기에 안 좋은 쪽으로 생각될 말을 하게 되면 어쩌나?’하는 경우가 있다. 즉,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의 나의 간섭이 필요할 때 놓치지 않고 개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는 아이의 독립적 세계가 커질수록 점차 그것이 불가능해지니 그에 따라 불안감이 커지게 되는 것이다.
아이가 어느 때부터인가 예민하게 신경질을 내고 자기 주장이 강해지고, 알아서 하겠다는 부분들이 많아지면서, 절대적으로 지켜야 하는 가치를 제외하고는, 옳고 그름을 ‘주입’하는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아이가 경험적으로 타인으로부터 오는 피드백을 통해 깨닫기를 바라게 되었다. 벌써 이런 시기가 왔나 싶어 시원섭섭하지만, 아직 크려면 한참 먼 아이의 판단을 힘겹게 존중해야 하지만, 논리적으로 따져 부모에게 굴복시키는 것은 어쩌면 폭력적인 것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잡고 있던 것을 놓아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초등 사춘기의 아이가 짜증을 내고 화를 내는 것은 고통스러워 그러는 것이라는 전문가의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내 마음이 아파졌었는데, 고통스러운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나에 대한 무시나 공격으로 받아들인 부족한 부모였던 것이다. 사춘기가 되고 감정을 처리하는 뇌의 영역이 바뀌고, 감정을 컨트롤하는 호르몬 분비도 변화하면서 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부모가 자식을 보는 마음에 걱정과 염려가 늘 섞여있다 보니, 가장 이해를 잘 해주어야 하는 부모가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잘 이해해주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형국이다.

photo by Robert Collins at unsplash.com
자식이 성인이 되어 물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독립을 완전히 하기 전, 유아기, 아동기, 청소년기, 청년기를 쭉 거치는 동안에도 조금씩 출가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문을 쾅 닫고 자신의 세계로 들어갈 때마다 수많은 끈 중에 하나의 끈이 떨어져 나가는 느낌이 든다. 부모가 알 수 없는 아이 만의 내용, 아이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 축적되는 내용이 커져 간다. 내가 알지 못하기 때문에 간섭도 어렵다. 그러면서 점차 조심하게 되고 아이가 내어주는 곁만큼 접근할 수 있게 된다. 수시로 들어오는 염려증이 날 괴롭히지만, 이제는 아이를 키우는 대상으로 보지 않고, 아이가 처한 상황을 이해하고 그 상황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켜보면서 서로 교류하는 상대로 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Wishing you inner peace,
은영(lalaletter2021@gmail.com)
*아이를 키우면서 힌트가 되는 다양한 사고방식을 부담스럽지 않게 알려주는 채널이 있어 소개하여 드려요. >>> 육아빠
*요즘 ‘아들 키우기’ 힘들다 힘들다 하시는데, 아들 같은 딸 키우는 제게도 도움이 되었기에 소개하여 드려요. >>> 최민준의 아들 TV
*정서적 변화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신체적인 변화를 본인 또는 가족들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야기를 나눠주는지도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그에 대해 상냥하게 설명해 놓은 글이 있어 공유해요.
>>> 여자아이
>>> 남자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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