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픽] '하니야, 고마워.'
- 라라레터
- 2022년 2월 24일
- 3분 분량
고양이 집사가 된 지 어언 6개월이 되었습니다. 저는 애완동물 키우는 건 ‘절대 안 되는’ 사람이었답니다. 코로나 시간을 거치며, 아이가 겪고 있을지 모르는 정서적인 괴로움이 뼈저리게 와 닿았고(코로나 때문인지 사춘기 때문인지 알 수 없지만 짜증과 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 지난 코로나 생활을 매니지하며 너무 많은 제약들에 맞추어 살기만 한 것에 넌덜머리가 난 마당이었어요. (강아지에서 한 발 양보하여) 고양이를 그토록 원하는 딸과 수 차례 실랑이 해온 어느 날, 안되는 이유만을 생각하는 나를 깨닫고는 바로 일순간에 ‘하면 되지.’로 전환되었어요. 그것이 어떤 힘에 의한 것이었는지는 알 수 없네요. 미스테리야....

사실, 고양이 털이 날려서 청소기를 자주 돌려야 하지만,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다 보니 털 날림은 대수롭지 않아졌어요. 장단점 목록을 작성하고 각 항목에 대해 계량하고 더하기 빼기 후 더 강한 쪽이 이기는 공식에 의한 일이 아닌 거 같아요.
입양이냐 분양이냐, 고민을 좀 했는데요. 마음이 동하고, 어서 인연을 찾자 싶어 집에서 가까운 애완동물샵을 여러 차례 방문하고 마음이 가는 아이를 데리고 왔어요. 저는 분양이었죠. 사회문화적으로는 입양이 바람직하겠으나 ‘동’한 마음을 추진력으로 삼아 속도감 있게 가게 되면서 분양이 되었어요. 이 점은 좀 마음이 살짝 불편하긴 합니다. 참고하실 ‘입양 정보’는 링크를 통해 확인하여 주세요. [링크1] [링크2]
하지만, 마음이 가는 친구를 만날 수 있어 너무 다행이었고, 지금까지 키우면서 이 아이(이름은 ‘하니’)의 온갖 하는 짓, 미끄러져 자빠지는 모습, 곤히 자는 모습, 장난감을 툭툭 치는 발 모양, 야옹이 아닌 ‘아앙~’ 소리까지 참 사랑스러워요.
고양이는 키우기가 어렵지 않다, 심지어 좀 쉽다는 생각마저 들고 있어요:
* 대소변 가리기
이미 가리고 있음. 흘리는 거 닦은 적이 한번 도 없음. 애들은 태어날 때부터 오로지딱 모래 위에서만 볼 일을 봄. 기특한 녀석~~ 러블리 러블리~
그러나 똥은 똥으로서 그 기세를 풍기는 지라 치울 때 호흡을 멈출 필요 있음. 치우는 것 참 쉬움. 모래를 퍼 올리는 구멍 숭숭 삽으로 퍼 올리면 응가만 남고 아래로 멀쩡한 모래들은 다시 떨어져서 남겨진 것만 변기로 퐁! 소변을 모래에 누면 덩어리로 뭉쳐져서 대변 치우는 방법으로 똑같이 하면 됨.
* 먹이
건식 사료 위주이고, 가끔씩 촉촉한 간식. 딱히 크게 신경 쓸 일이 없음.
하지만 최근 고양이 전문가인 지인이 건식 사료만 먹이면 신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촉촉한 먹이를 많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여 메뉴 변화를 모색 중.
끼니 때마다 식사를 적정량 떠서 주었으나, 어느 때부터인가 남기기도 하고, 동물병원에서도 자율 배식이 가능하다 하여, 듬뿍 떠 놓음. 그러면 알아서 먹고 남기고 또먹고 함. 꾸준히 바람직한 체중 증가량을 보이는 이 점, 역시 넘 기특.
* 물
물도 그득 그득 떠 놓으면 알아서 먹음.
※밥그릇, 물그릇은 위생 상 하루 이틀 만에 씻어줄 필요 있음.
* 목욕
지금까지 딱 세 번 시켰는데, 워낙 스스로 혀로 꼼꼼히 핥기에 정말 깨끗한 녀석임.
6개월 주기로 씻으면 된다는 설이 있음. 정말 오래 씻기지 않아도 냄새가 안 남. 다만 칫솔질은 자주 해주어야 함. 하지 않고 오래 두면 냄새 지독하며 잇몸병 우려.
* 털 빗어주기
털빗으로 매일 한 두 차례 빗겨주면 털 날리는 것이 많이 줄게 되므로 이것은 꼭 해줄 필요
* 예방주사
예방 주사 3차까지 맞히면 그 뒤 딱히 더 맞힐 일은 없음. 아플 때만 병원 가면 됨.
참참, 머릿니 방지하는 약물 처치를 표피에 해줄 필요 있음.
* 중성화 수술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으면 발정기 때 몹시 시끄럽게 울고 그 소리와 아이의 행동을감당키 어렵다고 함.
수술 후 열흘 정도 목에 플라스틱 캡을 둘러 수술 부위를 핥지 못하도록 방지함. 핥게 되어 염증이 생겨 엉망이 된 경우가 있었다고 울 동네 동물병원에서 들음.
* 청소 루틴
아침에 일어나면 온 거실에 고양이 털이 전반적으로 깔려있음. 청소포로 쓱쓱 밀어주어 손쉽게 걷어냄.
하루 동안 또 먼지와 고양이 털이 쌓이기에 저녁 때에는 청소기 돌림.
이상 여기까지 공유해 보았어요!
무엇보다 우리 고양이 ‘하니’와 함께 하며 다행인 것은, 딸아이가 마음을 줄 수 있는 귀중한 존재가 곁에 있다는 사실이에요. 마음껏 밖에서 뛰어놀지도 못하고, 친구랑도 가끔씩만 놀 수 있는 갑갑한 상황에서, 놀아주고 안아주면서 그 허전함이 조금이라도 채워지고 있는 것 같아요. 저나 남편 역시 '하니'를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어쩐지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며 편안해집니다.

딸 아이는 심지어 ‘하니’를 주인공으로 유튜브 채널을 열어 재기발랄한 영상을 제작하기에 이르렀어요(100% 우리 딸의 수제 영상). 혹시 관심이 가시면 유튜브에서 ‘니하니’를 검색하시면 됩니다.‘구독’과 ‘좋아요’ 눌러 주시면 더 좋고요 :)
고양이 키우면서 지금까지 참고해본 유튜브 채널 중, 윤샘의 마이펫 상담소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가장 유용했던 것 같아요. 물론 이것은 개인적인 견해일 뿐이에요~!
검색 엔진에서 ‘애완동물 추천’을 검색하시면, 특이동물, 조용한 동물, 조그마한 동물 등 종류별로 다양한 정보를 다뤄주시는 분들이 많네요~! 사람과의 교류가 많이 제한적인 요즘과 같은 때에 애완친구들을 곁에 두고 계속 마음을 쓰는 시간을 갖는 것은 좋은 도움을 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by 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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