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픽] 사회가치로 경제활동을 하다.
- 라라레터
- 2022년 7월 6일
- 4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2년 7월 8일
1997년에 겪은 IMF를 기억하시나요?
직장을 잃고 생활고에 시달리며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매일같이 뉴스에서 접했던 기억이 납니다. 심각한 실업난에 사회 전반에 걸쳐 고용불안 상태가 오래도록 지속되었죠. 옆에 친구가 취직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축하하면서도, 배 아프고, 의기소침해지고 그랬던 시절이었습니다.
계속되는 경제 침체를 되살려보자는 취지로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무게를 실었는데요. 유럽의 사회적경제 모델과 그 유형 중 하나인 사회적기업에 착안해 시작되었고, 2007년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정으로 더욱 확산되었습니다. 이후 고령화, 저출산, 저성장, 부동산 거품 등의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 및 역량 강화를 도모하면서 사회적경제가 활성화 되는 추세입니다.
그러나, 아직 사회적경제, 사회적기업이라는 단어가 낯설고 어렵지 않나요? 대체 사회적경제가 무엇이길래 나와는 멀게 느껴지는 것일까요?
사회적경제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모든 경제활동이라고 정의 내릴 수 있어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일반 기업의 경우 이익 창출을 최우선으로 하는데 반해, 사회적경제 기업은 복잡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가치와 공동의 이익을 우위에 두고 비즈니스를 결합하여 이윤 창출을 시도합니다. 사회적경제 기업 유형으로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 자활기업이 포함됩니다. 단어에서도 느껴지듯이, 사회적경제는 자본의 논리나 경쟁적 구도는 지양해요. 대신 민주주의적 의사결정이나 지역사회 기여, 사회적 포용 등과 같은 인간 중심의 가치를 지향하죠. 그래서 사회적경제 기업의 특징이 일반적으로 우리가 접하는 위계질서가 자리잡힌 기업들과는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 우리는 빵을 만들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 (루비콘 베이커리 설립자, 릭 오브리)
오늘날 전 세계는 공동으로 힘을 모아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 지속가능발전성을 실현해야 하는 과제가 있는데요. 이것이 바로 UN에서 2015년에 결의한 SDGs (지속가능개발목표)입니다. 2030까지 이루어내보자는 목표를 세웠으니, 얼마 남지 않았어요. 헛둘헛둘 열심히 뛰어야 할 때입니다.
SDGs에는 기후, 먹거리, 불평등 완화, 양질의 일자리 및 경제성장, 에너지, 교육, 성평등 등 17가지 목표가 포함되어 있어요. 오늘은 SDGs 중 일자리, 그중에서도 사회취약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통해 경제적 자립을 돕고 있는 국내 사회적경제 기업 중 몇 군데를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동구밭 팩토리 (https://donggubat.com/) 동구밭 팩토리는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생활용품을 제조 판매하는 회사입니다. 주로 헤어/바디/페이스/리빙/반려동물/D.I.Y. 제품들을 생산하고 있어요. 동구밭 팩토리는 성인 발달 장애인의 자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겨난 기업이에요. 2014년 변화를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은 대학생 4명이 발달장애인들과 정기적으로 만나 친구 관계를 맺으면서 함께 농사를 지었다고 해요. 이후 농사 짓던 친구 모두 도시농부의 꿈을 꾸며 마을 어귀의 작은 텃밭이라는 뜻의 ‘동구밭'을 창업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현재는 22개의 텃밭을 운영할 만큼 많은 발달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고 있다고 합니다. 동구밭은 직원의 절반은 발달장애인이라고 해요. 그리고 고체 화장품 중 고체 비누는 업계 1위를 달리고 있고요. 2020년에는 글로벌 인증기관 이브 비건(EVE VEGAN)으로부터 비건 인증도 받아 사업에 성장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예전에는 제품을 만날 수 있는 통로에 한계가 있었다면, 지금은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생활 브랜드 플랫폼, 화장품 편집숍에서 만나볼 수 있고, 호텔 어메니티로도 납품되고 있다고 합니다.
고요한 M (https://www.nocutnews.co.kr/news/5619992) 고요한 M은 청각 장애인이 운행하는 택시 서비스로 2018년 6월부터 선보였습니다. 해당 서비스는 청각 장애인에게는 일자리 창출의 기회를, 바쁜 일상에 지쳤을 이용객에게는 편안한 휴식을 제공한다는 점이 다른 택시 서비스와 차별적인데요. 서비스 출시 이후 2021년까지 고용된 청각 장애인 기사는 총 87명이며, 운행 택시 수는 20대로 증가하였다고 해요. 기사 수입도 조금씩 상승하고 있다고 하니 계속해서 이용고객이 늘어나는 추세인가 봅니다. 하루종일 소음과의 전쟁을 치뤄 심신이 지쳐 이동 중이라도 조용한 쉼을 누리고 싶은 분에게는 최적화된 서비스인 듯합니다.
올치 그로우 (http://www.busan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269634) 올치 그로우는 2019년 부산의 한 대학 자투리 공간에서 컨테이너 스마트팜 시설을 운영하며 버섯을 재배하면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매일매일즐거워라는 소셜벤처가 느린 학습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농업에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하여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해요. 2021년에는 도시농장 브랜드인 ‘레일팜'을 마련하고 샐러드바 브랜드인 ‘올치그로우'를 런칭하였다고 합니다. 느린 학습자들이 직접 기른 버섯 및 야채로 신선한 식탁을 즐겨보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히즈빈스 (https://hisbeans.com/hisstory) 히즈빈스는 모든 장애인과 함께 행복하게 일하는 세상을 만드는 것을 비전으로 장애인 전문가를 양성하여 함께 일하는 문화를 만드는 사회혁신 기업인 ‘(주) 향기내는 사람들’의 커피 브랜드입니다. 카페 운영 외, 장애인 의무 고용에 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게 안정적인 고용을 위해 장애인 인력 추천, 모집 대행, 직무 개발 컨설팅 등도 진행하고 있다고 해요. 히즈빈스 컨설팅 모델은 세계정신 재활대회 우수 사례로 뽑히며 장애인 고용 문제를 개선할 대안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고 하네요. 커피 맛도 일품이어서 매장이 전국 19개가 운영되고 있다고 하니 한 번쯤 방문하여 여유로움을 즐겨보면 어떨까요?
노란들판 (https://www.norandp.co.kr/) 노란들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소통하며 일하는 실사 출력, 인쇄 디자인 전문 사회적기업 입니다. 15년 전 거리, 시설 밖, 야학에 나온 장애인들의 자립을 위해 만들어진 노들장애인 야학 자립생활작업장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네요. 장애인이 일하는 것을 가장 큰 가치를 두고 있는 기업으로 더 많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것을 목표로 더욱 안전하고 배리어프리한 노동환경을 만드는 것을 최우선시 하고 있습니다. 함께 일하는 청각장애인 직원과의 소통을 위한 수화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장애인 노동에 대해 고민하는 동아리 ‘마중물’의 활동도 지원하는 등 배리어프리,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사업의 이익 및 노하우를 환원하고 있습니다.
무장애여행 전문 서비스 기업 두리함께 (https://www.duritrip.com/) 두리함께는 여행을 통해 세상 변화를 꿈꾸는 사회적 기업으로 관광 취약계층을 위한 무장애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창립 후 7년 동안 20,000여 명의 고객이 611개의 여행 서비스를 이용하였다고 하네요. 그리고 2021년 기준 10명의 장애인 근로자를 고용해 여행 유튜브 크리에이터, 여행 웹툰 작가, 여행 작가 등 개개인에게 적합한 직무를 개발했다고 합니다. 또한 발달장애인 직무개발을 바탕으로 다양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발달장애인 투어 가이드 양성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했고요. 이 외에도 2022년 사회공헌형 일자리 트래블 헬퍼(관광 약자의 여행 시 불편함을 해소하여 관광 활동에 따른 여행 서비스를 지원하는 직업)를 양성하며 신중년인 50세 이상 70세 미만의 퇴직 후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고 합니다.
위의 소개한 기업들은 사회적경제 기업의 극히 일부입니다.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새로운 아이디어의 사회적경제기업은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고, 향후 더욱 증가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람과 자연을 중심에 두고 함께 더 나은 삶을 만들어가는 기업들을 살펴보며, 우리의 소비 중심에는 어떤 가치를 두어야할지 고민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 볼드처리된 파란색은 관련 내용 링크입니다.
더 나은 다음의 삶을 위해 Truly Yours,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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