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순간] 2020년 12월 31일 밤의 끝을 잡고
- 라라레터
- 2022년 2월 16일
- 1분 분량
최종 수정일: 2022년 2월 22일
지난 연말, 무기력이 내 영혼을 삼켜, 크리스마스인지 연말인지 전혀 느끼지 못했던, 느끼지 못하는 것에 대한 어떠한 감정도 들지 않았던 시간을 보냈다. 얼마 전 사진첩을 무심코 뒤적이다 발견한 2020년의 마지막 날에 찍은 한 컷.
2020년 1월 20일, 코로나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생한 날이다. 그로부터 거의 1년에 다다를 무렵, 그 때는 아무 것도 없이 마지막 날을 보내는 건 섭섭했다. 의미 있는 것들을 끌어 모아 어제인지 오늘인지 구분하지 못하는 일이 없게 하고팠다.
어려운 시간을 함께 거쳤기에 서로에게 마음을 건네는 시간을 갖고 싶었던 게다.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를 꼭꼭 눌러 쓰고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다. 낭독할 때는 심지어 눈물이… 어려운 시간을 거치며, 가족의 소중함에 대한 마음의 진동이 더욱 느껴졌던 그 때. 구정이 지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지금이라도 같은 의식을 진행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가 부모에게 쓴 편지를 여기에 옮겨 본다.
To 사랑하는 가족에게

엄마, 아빠. 한 해 한 해 제가 예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키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엄마, 아빠의 딸로 태어나서 엄마, 아빠의 훌륭한 성격을 본받을 수 있었어요. 항상 엄마께선 나를 진심으로 예뻐해 주시고, 아빠께서는 박명수 아저씨를 닮아 재미 있으시고, 엄마는 그 자체로 자랑거리이고, 아빠는 다른 아빠와는 달리 신나고 이런 게 재밌구, 또 나를 많이 경험하게 해주시고 재미있게 놀아 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구구단 9단을 아빠 덕분에 쉽게 알 수 있었어요. 엄마, 아빠께서 저를 사랑해 주시고, 그리고 저의 엄마, 아빠여서 영광이에요. 앞으로 잘 부탁 드릴게요.
- 00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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